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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13 [맛집] MURA의 냉라멘 (15)
먹을거리2009. 7. 13. 03:34

오늘 저녁 KBS 스페셜에서 "요리의 철학자, 한국의 음식을 논하다" 같은 제목의
다큐를 방영했는데, 프랑스의 피에르 가르니에 라는 천재 요리사와
일본에 츠지라는 세계최고 조리사학원 교장을 소개하고
다큐 후반부에 그들이 한국에 방문하여 모란시장, 남대문 시장, 절집, 궁중요리집 등을 돌며
한국 맛의 세계화에 대해 컨설팅 해주는 내용이었다.

일본의 맛집은 미슐랭가이드 도쿄편에서 소개된 150개 식당이 모두 별을 받은 수준
그런데 그들 중 상당수의 조리사가 츠지오 학교 출신이라고 한다. 
그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은 인사법, 서예, 도예, 프랑스어, 클래식 음악 수업을 받고
바로 현장에 최고 실력자 조리사로 인정받으며 투입되고 있었다.
 
츠지는 미국과 프랑스에서 공부한, 영어와 일어를 한 문장에서도 섞어쓰는 글로벌 VIP였는데
"칼날 같은 미각의 소유자" 다. 그가 남대문 시장에서 떡볶이를 한 요지 집을 때,
매운탕을 한 술 떴을 때, 돼지껍데기를 한 젖가락 집고, 순대 한조각에 소금을 찍었을 때
나도 모르게 긴장된 마음으로 그의 오물오물하는 입을 숨죽여 지켜보았다.



칼날 같은 미각, 따위는 없지만 - 먹고 싶은 게 항상 구체적으로 생각나고
새로운 음식을 먹으면 감기도 오다가 달아나고 기분이 한 없이 좋아진다.
홍대에서 항상 대기자가 있는 걸 보아왔던 주차장 골목에 MURA.
30분을 기다렸다는 짜증 3인조와 거의 동시에 자리를 잡아 
나와 내 동무는 냉라멘, 치킨돈부리를 시켰다.



음식과 함께 감상하고 눈으로 맛보는 건 불가능한 그냥 큰 그릇,
숟가락도 납작 밋밋한 스텡 한국 숟가락,
쟁반도 각이 올라온 나무 쟁반 아닌 급식 쟁반,
붓글씨로 직접 써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주방장의 메뉴판도 없고
츠지오 출신 조리사 따위는 아니지만
그래도 홍대에서 잘나가기 시작한 일본음식점 MURA.

냉라멘은 모밀국물보다 더 강한 차가운 국물에,
양배추와 쫄깃한 면발이 거의 1:1의 양으로 들어있어
차가운 국물에 적셔진 양배추와 면발을 함께 들어올려 씹는 맛이 좋았다.
내가 여름에 먹고 싶은 바로 그 맛과 느낌 그대로.

* 사진은 http://blog.naver.com/eveina?Redirect=Log&logNo=150049244992

아, 참고로 그들의 컨설팅 결과는
피에르 : (너비아니를 맛보고) 고기구이법은 일본을 넘어선다, 일본에 없는 맛 (일본음식이 기준이구나)
            초선탕 맛을 잊지 못하겠다 (이게 뭔 요릴까ㅠ.ㅠ 한국요리라고 한국사람이 다 먹는 게 아니다)
            요리의 높고 낮은 개성이 무척 강하다. 
츠지 : 한국에는 매 계절 새로운 채소가 생겨나고 그걸 계절에 따라 해 먹는 게 강점 (한국이 그렇구만)
         한국음식의 깊은 매운맛을 어떻게 세계인의 입맛에 소개할 것인지가 관건
         떡볶이는 양을 줄이고 코스 요리 중간에 넣어보면 좋겠다 (매워서 한접시를 어떻게 혼자 먹냐!) 등등

Posted by 오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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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맘썰렁

    제가 알기로 너비아니는 불고기와 (거의) 같은 것이죠. 다만 좀 더 자태를 보기좋게 하고 고급 견과류나 야채를 곁들여 궁중요리로 거듭났다고나 할까. 지리산 집들이 때 나왔던 음식- 제가 짧은 해외생활에서 느낀 바에 따라도, 너비아니/불고기/양념갈비 이런 것들의 맛이 서구인들의 입맛에 상당히 어필하는 듯. 그런 약간 달달한 간장류의 양념맛을 이들이 좋아하더군요. 외국친구 대접할 일 있으면 참고.

    2009.07.13 11:12 [ ADDR : EDIT/ DEL : REPLY ]
    • 근데 저도 너비아니 먹어보고파요. 이마트 시식코너 말고 ㅠ.ㅠ

      2009.07.13 20:00 [ ADDR : EDIT/ DEL ]
    • 맘썰렁

      긍까 지리산 집들이 때 우리 모두 너비아니 먹었다니깐.
      최근에 댕구우동이라는 집에 갔었는데,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우동 면빨이 아주 좋더구만요. 일식얘기하니 갑자기 생각이 나네요.

      2009.07.13 23:52 [ ADDR : EDIT/ DEL ]
  2. 우와. 오매. 나는 조윤주윤발. ㅋㅋㅋㅋㅋ 완전 맛있어 보이는데!! MURA? 홍대 주차장 골목 어디야?

    2009.07.13 19: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웁스 드디어 납시었고 el24는 뭔뜻? 주차장 골목 초입에 - 무대륙 근처에 있어. 한번 운신하실 때 연락하삼요

      2009.07.13 20:02 [ ADDR : EDIT/ DEL ]
  3. 먹고 싶은 게 항상 구체적으로 생각나고 새로운 음식을 먹으면 감기도 오다가 달아나고 기분이 한 없이 좋아진다. <- 이것도 집안 내력인가. 한마디 덧붙이자면, 난 맛없는 걸 먹으면 화가 나. 한끼 한끼 식사가 너무 소중한데 그 소중한 한 끼를 빼앗는 것에 분노를 느끼는 거지. 남들도 다 그런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는 않더라구 ㅋㅋ

    2009.07.15 02:26 [ ADDR : EDIT/ DEL : REPLY ]
    • 맛없는 게 나오면 화가 나는 건 아닌데, 갑자기 배가 안고파. 그 자리에서 수저 내려놓고 안 먹어도 괜찮아. 그게 화나는 건가? ㅋㅋ

      2009.07.16 09:17 [ ADDR : EDIT/ DEL ]
  4. 맘썰렁

    집에 쌀이 떨어졌다. 왠지 마음이 허전하다. 쌀...

    2009.07.15 20:01 [ ADDR : EDIT/ DEL : REPLY ]
    • 마도

      저희 집도 쌀 떨어져서 그나마 남은 현미+콩밥으로 연명한지 어언 1주일(까끌까끌-_-). 더 좋은 걸 먹는 것 같긴 한데, 정말 마음은 허전해요. 저도 쌀... (식용유 떨어져서 굴러다니던 올리브유로 2주 째 계란 부치는 것도 왠지 허전한 기분..)

      2009.07.16 03:47 [ ADDR : EDIT/ DEL ]
    • 그럼 얼릉 주우셔야지 맘썰!흐흐 마도 현미+콩밥은 저에게는 고문수준. 이참에 마도네 집은 현미+콩이 주속류로 지정된 게 아닐까요 ㅋㅋ

      2009.07.16 09:18 [ ADDR : EDIT/ DEL ]
    • 맘썰렁

      쌀 떨어져서 현미 먹고, 식용유 떨어져서 올리브유 먹고- 뭔가 쫌 이상하긴 한데, 어쨌든 허전한 느낌은 마찬가지다..

      2009.07.16 20:20 [ ADDR : EDIT/ DEL ]
  5. 마도

    후아. 오매 식도락 소모임을 결성해보하효. 나도 지금/무엇이 먹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떠올리고, 무얼 어찌 먹냐에 따라서 감정이 들쭉날쭉한데(엄마는 이걸 그냥 '(과도한)식탐'으로 일축하였음). 전 월요일에 간만에 하카다분코에서 돈코츠 라멘을 먹어서 행복했다는ㅠ_ㅠ 무라는 친구가 그냥 괜찮다,고만 해서 그런가 싶었는데 사진 보니 무지 가보고 싶군효! 돈부리ㅠ0ㅠ

    2009.07.16 03:53 [ ADDR : EDIT/ DEL : REPLY ]
    • 당고

      나는 하카다분코 너무 많이 기다려야 해서 비호감이었다는;; 예전에 하카다분코랑 5분 거리에 살아서;; 자주 지나갔는데 늘 손님이 줄을 서 있고. 난 줄 많이 서야 하는 음식점을 보면 '네가 뭐 그리 대단하길래!'라는 비뚤어진 생각부터...... 무라는 냉라멘이 괜찮았던 듯. 쏘쏘한. 근데 난 홍대에 괜찮다는 맛집 가보면 다 쏘쏘하더라;;;

      2009.07.17 01:09 [ ADDR : EDIT/ DEL ]
  6. 옴- 언제 요리해서 대접 좀 해라.
    으흐흐

    2009.07.21 09: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맘썰렁

    여긴 한달째 블로깅 휴무- 읽는 재미가 있는데- 쩌업-

    2009.08.10 19:03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