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2009. 3. 13. 01:51

기사검색을 위해 '유흥업소' 라고 치니 19금에 걸린다.
'유흥주점' 도 걸려 성인인증을 받으라고 한다.
그러나 이렇게 청소년인지 아닌지만 확인받으면
그 업소와 주점에서 나는 꽤 굉장한 것들을 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며칠전 9일 대법원(형사3부 주심 안대희)은 풍속영업규제에관한 법 위반으로 기소된
대구의 한 유흥주점(주인)을 무죄로 선고했다.

“풍속영업 장소에서 이뤄진 행위가 음란행위에 해당하려면
사회적으로 유해한 영향을 끼칠 위험이 있다고 평가될 정도로
노골적으로 성적부위를 노출하거나 성적행위를 표현해야 한다.” 

-> 그러니까 웃옷 벗고 브래지어만 입고 남자손님에게 가슴을 만지도록 한 것은
     아직 덜 노골적이라는 뜻이다.



“이 사건 업소가 유흥주점 영업허가를 받은 곳이어서
여자 접대부에게 손님과 함께 술을 마시거나 노래 또는 춤으로
손님의 유흥을 돋우게 하는 것이 허용돼 있고
유흥주점에는 청소년 출입이나 고용이 금지돼 있는 사정까지 함께 참작해야 한다”

-> 노래와 춤이 동반되는 어떤 행위를 해서라도 유흥을 돋웠다면
    유흥주점 본연의 역할에 충실했을 따름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여고생은 안되지만, 여대생은 ok. (여고생이 안돼? 에이 설마)

이 대법원 판결 기사를 보고 나는 오늘도 똥밟은 느낌이다. 
대법원 판례가 이렇게 대범하게 나오시니
전국 업소들은 이날 모든 손님에게 양주와 언니들을
공짜 서비스하고도 남았을 것 같다.

사실 이렇게 영업하는 업소가 한두 곳이랴. 
오늘 밤에도 수천? 개의 업소가 여종업원의 맨살에 닭살을 돋게 하여
손님 방으로 내보내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거 모르는 사람은 대한민국에 아무도 없으니 걱정마시라.

그러나 참 열받고 생각할 수록 괘씸한 것은 
대법관님의 말씀이다.

'음란'여부에 대해서 국가가 규제, 처벌할 때에는 그 개입여부를 
신중하게 따져야 한다....
이미 간통죄 존폐론 때부터 많이 들어온 터이고, 국가권력 신중은 충분히 동의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안 대법관은 지난 판결들에서 '사형'을 언도하면서
국가의 개입여부에 대해서 얼마나 신중히 따져보셨는지?

성풍속에 관한 죄들이 의율하고 있는 '음란'은 
기준도 애매하여 판단하고 처벌하는 국가권력을 비대하게 할 수 있고
성보수주의를 강화할 수도 있다....
성보수주의는 내가 참말이지 싫어하고 저어하는 것 중 하나인데

실은 보수주의를 반대한다면서
자신이 즐기던 권력을, 만끽하던 전횡을 보전하는 사람들.
그런 인간들의 위선은 비교할 수 없이 싫다.

가슴서빙이 '덜 노골적'이라는 판결문을 읽고 
성매매 현장에 계신 언니들이
(나와 내 주변 친구들은 '성매매(판매) 여성' 을 '언니'라고 일방적으로 부르기도 한다 
 왼갖 산전수전에 세상과 사람을 보는 통찰이 이만저만이 아닌 여자들에게 대한 팬심이랄까)
명언을 남기셨다 한다.

"판사들이 제일 진상인디"
* 진상 : 성매매 현장에서 가장 몰상식하고 지저분하고 abnormal한 행동을 도맡아하는 '손님'들.  
            ex) "언니, 저 진상 또 왔네" "그 인간이 진상이지" "또 진상짓 한다"

그리고는 '유흥업소'에서 제공되고 있는
서른여덟가지 '쇼들'을 재판부에 보내겠노라 했다.
배스킨라빈스도 아니고 서른 여덟가지;;
정말 가슴서빙 정도는 노골의 축에도 못 끼었겠다..
판사들이 생각하는 '노골'은 무엇일까.
진상들도 인정하는 '노골'은 무엇일까.  

오늘 어느 자료에서보니 성매매의 현실과 관련되어 있는 '법'들은
형법(형법의 여러 조항들), 특가법(특별가중), 직업안정법(폭행 협박, 감금 그밖의 구속으로 인한 근로자 모집 공급, 공중도덕 위생상 유해한 업무 공급), 영리유인죄(기망이나 유혹으로 사람을 타인의 지배하에 옮기는 것), 부녀매매, 횡령(약속한 화대를 주지않은 포주에게 대법원 1999년 판결 사례), 풍속영업규제에 관한 법률(미풍양속, 청소년 보호 : 가슴서빙은 미풍양속에 해당), 불법원인급여(법 이름이 정확히;;;;), 식품위생법, 건축법, 소방법(군산 집결지 화재사건...), 정보통신(각종 인터넷 성매매), 관광진흥법, 청소년성보호법, 음산진흥에관한법률(음악산업의 약자, 그러니까 노래방)........
등으로 참 다양하다. 

대법원이 엊그제 발표한 '무죄' 판결로 
여자들을 사고 넘기고 팔고 받고 앉히고 만지고 먹이고 가두고 때리고 놀리는
모든 행위들, 산업들, 사장과 손님들은
이 많은 법들 속에서 덜 '노골'과 더 '노골'을 오가며 주장하게 될 것이다.
덜 노골? 더 노골? 더 노골? 덜 노골? 
어렸을 때 배운 no goal, no gain이 떠오른다. 
the no goal, dull no goal
 



Posted by 오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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