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2009. 3. 15. 02:57


오늘, 고 장자연씨가 남긴 '문서' 내용이 공개 뉴스를 봤다. 
곧이어 "진위논란, 필체조작 논란" 등의 보도도 이어졌다.
소속 엔터테인먼트사 관계자 인터뷰를 따고
글씨가 본인의 것이 아닌지, 전 매니저는 무슨 이해관계가 있는지 의혹이라고 한다. 

그러나 웬 의혹?

여배우의 성상납,
그건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상식'이다. 
여배우, 여가수 지망생들은 계약, 데뷔, 영화 드라마 쇼프로 출연시 성상납을 요구받는다는 것. 
그 일이 너무나 있었을 법한, 너무 가능했을 일이라는 것을
더 보도할 수는 없었나? 
글씨체가 누구의 것인지는 쌍팔년도에 이미 많이 조사하지 않았나.
 
무수히 이어지는 연예인의 죽음, 자살은 사회적인 현상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연예인들, 연예인이라는 직업군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숨겨진 아픔, 숨겨진 괴로움과 삶의 조건들을
하나씩 드러내고 있는 자료이기도 하다. 

그런데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도
'자살'을 해서야 겨우 공감받을 수 있는 것으로 만드는 사회는
그 사연을 받아안고 조사하고 밝히는 것에도
매우 무능하기 이를 데 없다. 

은폐된 상식, 그러니까 불의와 불법으로 이루어진 '상식'을 겪어야 하는 
약자들은, 그 문제를 밝히고 입증하는 데 있어서도 
너무 많은 고통을 겪는다. 
민주노총 성폭력을 밝힌 대리인들
삼성의 불법비자금을 공개한 김용철 변호사
이들도 무척 많은 고초를 겪었을 거다. 우리나라에는 
이들을 보호하는 그런 인프라가 전혀 없다. 

신인여배우의 성상납이라는 이번 일도 그렇다.
그것을 밝히고 있는 전 매니저라는 사람이, 혹 
누군가에게 린치를 당하거나, 혹은 누군가와 빅딜을 하거나, 
자신이 과정에서 트릭을 썼거나, 고 장지연씨와 애정관계가 있었다거나, 
혹은 딸의 '명예' 혹은 '가족의 명예'를 위해 더이상의 수사를 원치않는다고 
가족들이 선언하거나 한다면. 
그녀의 죽음은 해프닝이 될 것이다. 

모두가 알고 있는 일이, 은폐된 상식이 아니라 '문제'가 되기 위해서는
보이는 걸 보인다고, 알고 있는 걸 안다고
여러 사람들이 말해야 한다. 
고 장지연씨가 겪은 일을 알고 있을 사람들이 
익명의 편지를 쏟아내주었으면 좋겠다.

고 장지연씨가 겪은 일이 무엇이었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을
또 다른 그녀들이 
익명의, 실명의 참고인이 되어 증언해주었으면 좋겠다. 

약자들이 남긴 기밀문서로,
산 사람들이
또 다른 죽음을 막는
그런 뉴스를 간절하게 기다린다. 
Posted by 오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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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트랙백을 걸다가 성상납 이슈논쟁의 역사를 정리한 포스팅도 봤다;; http://daniel1980.tistory.com/70 공개적으로 고발했던 그녀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연예인노조도 좀 궁금..

    2009.03.15 03: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아놔, 기사 보면서 스팀 팍팍 받는다. 조작이네 마네 두 기획사가 소송중이었네 심지어 이미숙 배우 (한 소속사에서 다른 소속사로 이전한 듯한데)이 피해를 입는 거 아니냐는 왠 쓰레기 같은 기사까지. 이딴 쓰레기 기사들 양산하면서 진실게임 구경거리로 만들려는 기자들, 그치들도 분명히 알텐데. 장자연 씨가 어떤 일을 겪었든, 지금 나오고 있는 이야기는 굉장히 있을만한 일이고 연예계의 끔찍한 부분의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는 걸.

    아 진짜.

    2009.03.15 09: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그런 식의 '성상납'은 배우 말고 다른 사람들도 흔히 하잖아. 특히 '끈'이 없으면 필드에서 살아남지 못하는 사람들. 대학원생이라든가;; 특히 예술 계통은 더 심한 듯;; 이런 일 터질 때마다 "세상에 이런 일이!"라고 놀라지 말고 "이런 일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로 바뀌어야 할 텐데.
    그리고 이럴 때 주변인의 '증언'과 '참여'가 진짜 중요한 듯. 늘 느끼는 거지만. 구경꾼 말고-ㅅ-

    2009.03.15 10:12 [ ADDR : EDIT/ DEL : REPLY ]
  4. 맘썰렁

    직업군별 자살률은 잘 모르지만, 연예인 그것도 여성 연예인의 자살률이 높은 건 분명한 사실인 듯하다. 복잡한 이해관계에 얽힌 자들로 이루어진 그들의 사회적 관계는, 언론이나 네티즌들에게 언제 어떻게 알려질 지 모른다는 불안감 없이 어디든 갈 수 있고, 누구하고든 잡담을 나눌 수 있고, 익명성을 보장받으며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는 그런 인간관계망을 가진 사람들과는 분명 다른 것 같다.

    '연대'만큼 중요한 것이 있을까 싶다.
    성폭력 가해자들이 조직에서 징계를 받고도 뻔뻔하게 행동할 수 있는 것은, 그들만의 '빽'이 있기 때문이다. 여성들이 조직 내에서 성폭력 문제를 공론화한 피해자를, 회식자리에서 벌컥 화를 내며 문제제기 한 여성 동료를, 여기저기서 싸움닭처럼 문제제기하고 성질내고 다니는 친구를, 대놓고 당당하고 화끈하게 지지해주어야 세상은 바뀔 거라고 생각한다.
    연예인 언니들의 편이 되어주고, 연예인 언니들을 괴롭히는 사람과 조직을 욕하고, 잘못된 관행에 침을 뱉고.. 이런 일들이 여기저기서 일어나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그러기에는 연예계 '조직'의 검은손, 나쁜 인간들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고, 연대관계를 만들기에는 연예인 언니들이 어디서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잘 알 수가 없고. 밴의 썬팅처리된 검은 창문이 너무 두텁게 여겨진다. 함께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해 검은 창문을 열어야 할텐데 누가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까?
    스포츠계 폭력과 비리를 이야기하기 위해 용기를 냈던 언니 선수들이 기억난다.

    2009.03.15 15:11 [ ADDR : EDIT/ DEL : REPLY ]
  5. 쏘녀/ 잊지 않고 끝까지 물고늘어질 수 있는 걸 기자한테 절대 기대해선 안되고. 분당경찰서로 공동변호인단을 붙여야 될까. 블로그의 세계로 오랫동안 초대해준 쏘녀, 고마워
    당고/ 그래 맞어....... 끈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으니, 그 끈을 잡게 된 여자들 때문에 다른 문제제기한 피해자가 더 궁지에 몰리기도 하고. 그 익명의 가해자 집단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고. 인신매매된 딸을 그 점조직의 줄기를 하나씩 거슬러올라가 다시 찾아오는 '테이큰'이라는 영화.. 그 거대한 매매조직을 보며 어찌나 숨이 막히든지
    맘썰렁/ 이쁜이님 정말 여자연예인들을 위한 상담센터가 필요합니다. 얼굴 내놓고 계속 여자연예인의 죽음에 대한 발언을 내놓는 활동가들도 필요하고 (여자연예인인 활동가), 설립과정에서 어떠한 기자, 의원, 유명 의사, 기업, 남성, 정부관계자도 관계하지 못하게 하는. 그러나 권력없는 센터에는 상담받으러 오기가 더 두려울까요..... 그나저나 오마이기고를 추천드립니다 윤상!!!

    2009.03.15 16: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꽃남 PD와 관련있다는 소식이 있나봅니다. http://mbc112.egloos.com/tb/1882052

    2009.03.15 16: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여자 배우로 산다는 것은,,,,,,,,,참,,,,,,,,,에휴,,,,,,,,,

    2009.05.06 23: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