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부터 평화나눔아카데미 강좌를 듣고 있습니다.
강의 시작 전에 '숨고르기' 라는 시간이 있는데
종을 울리면 눈을 감고 명상을 하고, 죽비를 세번 치면 눈을 뜨고
음악 감상을 합니다.
몽골 어느 여자 가수의 구슬픈 노래,
전쟁 반대를 노래한 어느 재즈 뮤지션의 난장, 등
세계 여러 나라와 민족의 노래를 엄선합니다.
오늘은 노르웨이 스크룩이라는 그룹의 불타게 하소사, 라는 노래를 들었어요
인간의 목소리로만 부르는 겹겹이 이어지는 합창위로
시가 흘렀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아, 겨울이 아니라면
무엇으로 이토록 뜨거운 포옹이 가능하겠느냐
아아 겨울이 온다
아아 뜨거운 겨울 사랑이, 온다
원래 있던 시가 아니라, 그 때에 맞는 사진과 음악을 고르고
그 위에(ppt?) 글을 덧입히는 과정에서(실무자가?) 한편의 시가 쓰이는 것 같아요
저는 음악을 듣느라, 흘러가는 글귀들을 보느라
저 한구절 기억했을 뿐이고요.
아, 예전의 이런 시도 기억나네요.
지식은 사라지고 지혜는 남아,
지혜는 사라지고 정의는 남아,
정의의 깃발은 사라지고
그 마지막 갈래길에서 그 길을 가는 사람은 남아,
사람은 사라지고
그가 울며 뿌린 씨앗에서 피어난
사랑, 사랑은 남아
내가 쓰는 블로그에서, 편지에서, 이메일과 일기에서
혹은 사업 홍보 자료에서, 성명서에서
시란 가능한 걸까요.
저는 구원이에게 전자발찌에 대한 시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구원,
그가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나지 않았더라면
나는 인터뷰 준비 할 것도 없었고
그대와 더 긴 밤 긴 아침을 함께 할 수 있었네
전자발찌 부착자가 재범을 하지 않을 거라는 국민적 확신에 대해
그대는 눈을 깜빡
성폭력 문제에 대한 다른 대안없는 상황에
그대는 배를 꼬르륵
전자발찌 초기비용 80억, 유지비용 연간 25억 가량
그에 비해 재활치료, 교육비는 턱없이 적은 액수
가해자들의 심리적 위축은 전자장치 때문이 아니라
많은 이들의 관심과 의지, 지켜봄이 관건이듯
구원
그대도 나에 대한 관심과 의지가 관건
사료랑 통조림만 보지 마시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