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고 장자연씨가 남긴 '문서' 내용이 공개 뉴스를 봤다.
곧이어 "진위논란, 필체조작 논란" 등의 보도도 이어졌다.
소속 엔터테인먼트사 관계자 인터뷰를 따고
글씨가 본인의 것이 아닌지, 전 매니저는 무슨 이해관계가 있는지 의혹이라고 한다.
그러나 웬 의혹?
여배우의 성상납,
그건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상식'이다.
여배우, 여가수 지망생들은 계약, 데뷔, 영화 드라마 쇼프로 출연시 성상납을 요구받는다는 것.
그 일이 너무나 있었을 법한, 너무 가능했을 일이라는 것을
더 보도할 수는 없었나?
글씨체가 누구의 것인지는 쌍팔년도에 이미 많이 조사하지 않았나.
무수히 이어지는 연예인의 죽음, 자살은 사회적인 현상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연예인들, 연예인이라는 직업군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숨겨진 아픔, 숨겨진 괴로움과 삶의 조건들을
하나씩 드러내고 있는 자료이기도 하다.
그런데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도
'자살'을 해서야 겨우 공감받을 수 있는 것으로 만드는 사회는
그 사연을 받아안고 조사하고 밝히는 것에도
매우 무능하기 이를 데 없다.
은폐된 상식, 그러니까 불의와 불법으로 이루어진 '상식'을 겪어야 하는
약자들은, 그 문제를 밝히고 입증하는 데 있어서도
너무 많은 고통을 겪는다.
민주노총 성폭력을 밝힌 대리인들
삼성의 불법비자금을 공개한 김용철 변호사
이들도 무척 많은 고초를 겪었을 거다. 우리나라에는
이들을 보호하는 그런 인프라가 전혀 없다.
신인여배우의 성상납이라는 이번 일도 그렇다.
그것을 밝히고 있는 전 매니저라는 사람이, 혹
누군가에게 린치를 당하거나, 혹은 누군가와 빅딜을 하거나,
자신이 과정에서 트릭을 썼거나, 고 장지연씨와 애정관계가 있었다거나,
혹은 딸의 '명예' 혹은 '가족의 명예'를 위해 더이상의 수사를 원치않는다고
가족들이 선언하거나 한다면.
그녀의 죽음은 해프닝이 될 것이다.
모두가 알고 있는 일이, 은폐된 상식이 아니라 '문제'가 되기 위해서는
보이는 걸 보인다고, 알고 있는 걸 안다고
여러 사람들이 말해야 한다.
고 장지연씨가 겪은 일을 알고 있을 사람들이
익명의 편지를 쏟아내주었으면 좋겠다.
고 장지연씨가 겪은 일이 무엇이었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을
또 다른 그녀들이
익명의, 실명의 참고인이 되어 증언해주었으면 좋겠다.
약자들이 남긴 기밀문서로,
산 사람들이
또 다른 죽음을 막는
그런 뉴스를 간절하게 기다린다.

